[생산성] 파일명에 '최종'을 적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다

결과물을 검토 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말한다. 아쉽지만 당신이 만든 그 파일은 '최종' 파일이 아니다.


언제 어디에서 누구로부터 시작되었을까

- 누가 시작했을까. 왜 시작되었을까. 파일명 끝에 붙이는 그 찬란한 단어는.

프로젝트_20170402_최종.pdf
보고서_Final.hwp
포스터-A2-최종-최종.psd
대학교강연자료_Final_Finish.pptx


보기만해도 울컥한 최종 자료들. 과연 정말 최종일까? 안타깝게도 그건 당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지금껏 일한 결과의 파일이 최종이라고 생각했을 때 정말 딱 맞게 끝난 적은 10% 정도 되는 듯 하다. 그만큼 일은 내 생각대로 끝이 맺어지질 않는다는 것이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일이 힘들다

- 노동시간이 가장 긴 우리나라에서, 일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당연한 것이다. 우리는 그 마음을 염원이라도 하듯 '최종', 'Final'에 집착한다. 그 마음은 우리를 더 힘들게 한다. 일이란 끝나도 끝난게 아니다. 유명한 대사가 있지 않은가?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우리는 늘 기대한다. 지금 작성한 결과물이 최종이기를. 그리고는 한껏 부푼 마음으로 최종 확인자에게 찾아간다. 최종 확인자들은 어쩌면 이런 생각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잘했어도 한번에 통과란 없다.' 웃긴 이야기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명 '빠꾸'를 당한다. 아마 빠꾸당했던 직원들도 상사가 되면 그렇게 될지 모른다. 자기도 당한만큼 갚아줘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니까 말이다.

클라이언트도 마찬가지다, 최초에 괜찮은 결과가 나왔을지라도 조금 더 바라는게 본심이다. 물론 첫 결과가 아주 만족스럽다면 STOP 없이 진행할 수 있는건 당연한 것이다.

나는 빠꾸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았다. 일을 빨리 끝내려는 사람과 조금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사람 사이에는 아주 좋은 에너지가 흐른다. 그 두 에너지가 적절한 힘을 이루다보면 어느새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동력이 되곤 한다. 일을 하면서 주로 클라이언트와 그런 결과를 낳곤 한다. 그래서 나는 클라이언트의 의견이 별로일지라도, 듣고 더 생각해본다. 그 의견에 동조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긴 샘이다. 이 마음이 없이는 서로 트러블만 일으키게 된다.



이제 파일명은 이렇게 쓰자

-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상사나 클라이언트를 상대하더라도,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이 생겼다면 이제 더이상 마음 고생할 필요 없다. 일은 끝이 없는게 당연하다. 다 했더라도 1~3달 뒤에 A/S 요청이 올 수 있다. 이제 파일명을 적는 방법을 공유해본다.

파일명 뒤에 숫자를 붙이면 된다. 숫자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Project-1.pdf
Project-2.pdf
Project-3.pdf


이렇게 적으면 지금 몇 번째 수정인지 알 수 있으며, '이번이 마지막이겠지.'라는 기대 또한 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가끔 애매한 상황이 나올 때가 있다. 프로젝트의 방향 자체가 크게 바뀌었을 때다.
그래서 나는 파일명을 또 이렇게 쓰기 시작했다.

Project-A-1.pdf
Project-A-2.pdf


Project-B-1.pdf (프로젝트의 방향이 바뀐 시점)
Project-B-2.pdf
Project-B-3.pdf


Project-C-1.pdf (또 한번 바뀐 시점)


이렇게 하면 파일명을 고민하다가 마구잡이로 작성하고, 나중에 파일을 헷갈려 할 일도 없다.
옛날 파일을 찾는데 애를 쓰는 몇몇 사람들을 보았기 때문에 나는 이렇게 진화(?)했다.


자, 옛날 파일부터 다 바꿀 생각 말고. 앞으로 잘하면 된다. 다들 열일 하기를!